채용 시즌이 다가오면서 요즘 멘토링을 하면 이력서나 자소서를 함께 보고 피드백을 주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때 많은 학생이 이력서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부분들이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오해 중 하나는 '나에 대해 모든 걸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력서에 대해서 정말 중요한 건 나에 대한 모든 걸 보여주는 게 아닌 '나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
일단 이력서는 하나의 글이다. 그리고 글에서 중요한 건 바로 '읽는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상대방이 듣고 싶은 말을 작성해야 한다. 너무 당연하지만, 사람을 누구나 글을 쓰면 자기중심적으로 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도 지금 회사에 지원할 때 썼던 자소서를 블로그에 올렸다가....창피해서 비공개로 변경했다...)
우리는 상대방이 듣고 싶은 말을 작성해야 하므로 이 '상대방'을 잘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이력서는 '회사'라는 상대방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작성하는데 회사가 지원자에게 가장 궁금한 것은 무엇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인지이다.
회사는 일하는 곳이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잘하는 게 있어야 한다. 무언가를 잘하지 않는 사람을 회사에서는 원할 리가 없다. 그런데 이걸 고려하지 않으면 내가 잘하는 게 아닌, 내가 경험해 본 것들 중심으로만 이력서를 작성하게 된다. 하지만 회사는 나의 자서전이 궁금한 게 절대 아니다.
핵심은 뭘 잘할 수 있고, 그걸 잘하기 위해 어떤 문제 해결 과정을 거쳤느냐이다. 여기서 이 '잘'한다는 키워드가 굉장히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워낙 세상에 잘하는 사람들이 맣으니...). 물론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서 월등히 잘하는 게 가장 좋겠지만, 우리는 대부분 남과 비교해서 월등히 뛰어나기는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남과 비교하기보다는 '내가 가진 역량' 중에 잘하는 걸 전략적으로 표현하고, 키우는 게 중요하다. 특히 주니어라면 이력서, 자소서, 면접 모두 내가 잘하는 것에 대한 문제 해결 과정과 그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있을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예시로 아래와 같은 이력서를 보자
이런 이력서를 본다면, 이 사람이 '경험'한 게 보이지 '잘' 한 거를 볼 수는 없다. 그리고 대부분의 이력서와 자소서가 이렇게 작성되어있다. 이 사람이 어디서 뭐 전공했고, 어디서 인턴 경험했고, 어떤 거 만드는 일에 참여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만약 이 프로젝트 정말 엄청나게 성공한 거라던지, 정말 들어가기 힘든 회사가 아니라면 어떨까? 이력서가 정말 평범해 보일 것이다.
'그래서 결국 이 사람이 뭘 잘하는 거지?'라는 의문점만 남게 되고, 커리어 자체가 정말 엄청난 게 아니라면 결코 매력을 어필할 수가 없다.
그럼 과연 이력서를 잘 쓴다는 건 뭘까요? 바로 매력적인, 이 사람의 장점이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고 직접 만나보고 싶은 이력서일 것이다. 물론 직접 이 사람을 만나보고 싶게 만들기 위해 엄청난 스펙과 스토리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보통 사람들이 가지기는 힘든 경험이다. 그럴수록 나의 강점에 더 집중한, 내 매력이 가장 돋보이게끔 작성해야 한다. 그래서 꼭 추천해보고 싶은 건 이력서를 내가 얻은 '역량' 중심으로 작성하는 것이다.
이렇게 이력서를 보면 이전 이력서와는 크게 2가지가 다르다. 먼저 내가 잘하는 역량이 무엇인지 보이고, 그리고 구체적인 숫자가 들어가 있어서 머릿속에 그림이 훨씬 잘 그려진다는 것이다. 숫자가 있으면 훨씬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진다.
이런 식으로 이력서를 내 경험에서 내가 가장 많이 성장한 능력 중심으로 정리해보면 내가 어떤 역량을 가진 지원자인지 스스로 판단하고 객관화할 수 있다. 그리고 지원하는 회사에 따라 어떤 역량을 가장 먼저 어필하는 것이 매력적일지 보면서 회사에 따라 수정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어라 이 사람의 리더십 역량 혹은 리팩터링 역량이 더 궁금한데?"
"UX 성능 개선하는 문제 해결 과정 더 궁금한데?"
하면서 자소서와 이력서를 더 보게 되고,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과연 지금 나의 이력서와 자소서를 보고 어떤 걸 '잘하는' 사람인지 한번 체크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