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할 거라고' 말하는 일 말고, 당신이 '하는' 일이 당신이다."
- 카를 융
내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이 아닌, 하고 있는 일로 나를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블로그를 시작했다. 첫번째 시리즈는 30살 내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어준 우아한형제들 정규직 전환에 대한 회고이다.
회사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특별한 일이다. 많은 개발자들이 그렇지만, 나 역시 내가 많은 성장을 할 수 있는 팀과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늘 가지고 있었는데, 운좋게도 우아한형제들이 나에게 그런회사이다.
우아한형제들에서 1년간 계약직으로 일하고,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절차를 밟았는데 이런 정식적인 입사 절차는 처음 겪어보는 것이어서 긴장과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만큼 신경 쓸 일이 많다보니, 회사 일을 하면서 나 스스로에게 이렇게까지 집중한 적이 있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교육팀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자기소개서의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작성해 나가는데 있어서 한문장 한문장 고심할 수 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교육팀의 운영진으로써 크루들(우리 교육팀에서는 학생들을 크루라고 부른다.) 또한 우아한형제들에 지원하면서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보았기 때문에, 더 큰 부담이 되었던 것 같다. 마치 크루들을 리딩할만한 역량이 되는지 보여줘야할 것만 같았지만, 그렇다고 없는 이야기를 부풀리기엔 내가 생각해도 몇가지 질문들에서 금방 들통날껄 뻔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깊이있게 고민하고, 진중한 답변을 작성해보려고 했다. 아래는 자기소개서에 작성해야 했던 질문들이다.
1. 프로그래밍을 시작한 경위와 본격적으로 투신하고 생업으로 삼기로 결정한 이야기를 해주세요.
2. 좋은 개발자가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덕목 셋을 고르고 그 이유를 말해주세요. (예를들어 책임감, 꼼꼼함, 유연성 등등)
3. 지금까지 읽었던 개발서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책 3 권을 골라 선정한 이유를 말해주세요.
4. 기술 경향을 파악하고 업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본인의 학습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세요.
5. '좋아하는 시나 소설, 노래 중심으로' 자신을 자유롭게 소개해 주세요. (지원동기/이직사유, 장/단점 등)
쉽지 않은 질문들이었는데, 다시한번 정리하며 오늘을 더욱 의미있게 살고, 성장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나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