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항구에 머문다면
높은 파도에 시달릴 일도
거친 비바람에 흔들릴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배의 존재이유는 아니다.
전 해군을 나왔고, 군 생활 중 좋은 인연으로 청해부대 파병 임무를 수행하고 왔습니다. 이 여정은 국가 임무와 함께 제 개인적으로는 평생동안 간직했던 가장 큰 꿈을 채워주었습니다. 미지의 나라들을 보고, 만지며, 미지의 바다에서 헤엄치고, 지구 곳곳의 세상을 접하며 새로운 땅과 닿지 못했던 바다와 사람들을 조우하며 굶주림 속에서 허기를 달래듯 세상의 이야기들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세상의 수많은 이야기들은 때로는 조용히, 때로는 태풍처럼 제 마음을 휘젓다가, 침전하기도 하면서 마침내 그 경험들이 고운체에 걸러지듯이 하나하나의 추억과 경험이 되어 기억속 수조에서 살아숨쉬다가 머릿속 한권의 책이 되었습니다. 파병의 모험기를 담은 한권의 책은 미지의 바다를 항해한 기록이 될 것입니다. 그 중간에 어떠한 섬과 모험을 경험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머문 곳은 떠나기 마련이고, 조우한 섬은 곧 다른 섬을 가리키게 됩니다. 도달한 섬에선 매번 다른 경험과 모험이 펼쳐질 것입니다.
그 이야기의 첫페이지가 펼쳐지고 있습니다.